불필요한 치료의 대우행- 무릎 관절경 수술(연골판부분절제술)

무릎은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관절이다. 괄절경을 이용한 연골판부분절제술(arthroscopic partial meniscectomy)는 미국에서 한해에 대략 50만건 정도가 행해지고 비용은 4조원에 달한다. 연골판은 초생달 모양으로 생긴 섬유연골조직인데 무릎관절을 안정화시키면서 쿠션 역할을 해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특별한 부상을 당하지 않더라도 연골판이 찢어지는 일이 생긴다. 연골판부분절제술은 연골판의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다시 초생달 모양으로 만들어서 통증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시행된다. 이 시술은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정도가 아니라 선진국에서는 가장 흔한 수술치료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많은 연구들은 이 수술이 무릎통증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심장동맥의 예에서 보았던 안구-협착 반사 현상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무릎통증이 있는 환자가 병원에 오면 MRI를 찍게 되고 찢어진 연골판이 발견된다. 환자는 자연스럽게 수술을 원하고 의사도 수술을 원한다. 환자는 수술을 받고 물리치료를 받는다. 그럼 환자의 증상은 좋아지는데 사실은 수술 때문에 좋아진 것은 아니다.

2013년에 미국의 7개 병원에서 45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하고 물리치료를 하는 것과 물리치료만 받는 것은 똑같은 효과를 나타냈다. 2개의 공공병원과 물리치료 클리닉에서 수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두 방법은 치료 2년 후에 똑 같은 효과를 보였다.

핀랜드의 5개 정형외과 병원에는 연골판부분절제술의 효과를 가짜수술(sham surgery)와 비교하는 무작위임상시험을 하였다. 가짜 수술을 위해 의사는 환자를 수술실로 보내서 실제로 관절경 수술할 때와 동일하게 피부를 절개하고 아무런 시술도 하지 않은 상태로 다시 피부를 봉합했다. 환자 자신이나 의사 모두 누가 진짜 수술을 받았고 누가 가짜 수술을 받았는지 모르게 했다. 1년 후에 결과를 평가했을 때 가짜수술을 받은 환자나 진짜 수술을 받은 환자 모두 효과가 동일했다. 오히려 진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나중에 무릎관절염이 더 많이 생겼다. 미국에서 연골판부분절제술은 매우 비싸다. 비록 안전한 수술이긴 하지만 물리치료만 받는 것보다 부작용의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50세 이상 성인 중에 최소 1/3MRI를 찍어보면 연골판 손상이 있다. 하지만 그 중 2/3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는 사람도 연골판 손상보다는 관절염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MRI를 찍기 전에는 연골판 손상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 수가 없는데 한번 MRI를 찍으면 결국은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수술을 받게되는 것이다.

수술치료의 경우에는 약물과는 달리 위약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흔히 행해지는 연골판부분절제술이 효과가 없다는 높은 수준의 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행되는 이유가 뭘까?

첫 번째는 이 연구 들이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연구들은 연골판부분절제술이 별 도움을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실제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은 빠졌을 수 있는 것이다. 연골판 파열은 사람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대규모 연구를 시행하더라도 의사들이 보는 다양한 연골판 파열을 모두 포함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수술이 어떤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기도 하다. 이 분야에 저명한 의사인 존 크리스토퍼(John Christoforetti)는 연골판부분절제술이 통증이 지속되는 관절염 증상이 아니고 간헐적으로 날카로운 통증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신체활동이 적으면서 점차로 진행되는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보통 사람들도 MRI를 찍어보면 연골판 파열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수술을 첫 번째 치료방법으로 택하면 안되는 것이다.

불필요한 연골판부분절제술이 널리 시행되는 것은 환자들 자신 때문이기도 하다. 의사들을 인터뷰해보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원하고 심지어 의사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의사가 거절하면 수술을 해줄 의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크리스토포레티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먼 곳에서 환자가 수술을 위해 찾아왔는데 수술 적응증이 아니라서 비록 수술을 하면 내가 돈을 벌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진료실에 나갔는데 나중에 의사가 환자의 아픔에 무관심한하다는 평가를 병원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그렇다면 의사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크리스토포레티는 동료의사들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한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수술해버려. 수술한다고 해서 아무도 너에게 화내지 않아. 수입도 늘어날 거고. 그냥 수술해


by 카이로스 | 2019/06/28 11:46 | 의학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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