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치료의 대유행- 스탠트 시술 2


환자들이 의사를 방문할 때 병원에서 받는 치료는 의학연구를 통해 근거가 확보된 것으로 당연히 가정하게 된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물이나 수술이 효과가 없었다면 처방될 리가 없지 않겠는가?

현대 의학의 경이적인 발전-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하는 영상의학,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장기이식, 미숙아를 완전히 건강한 아이로 만드는 치료, 항암요법-이 있었지만 연구에 따르면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위험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사들이 과학의 최신 발전 내용을 따라잡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고 또는 잘 알고 있지만 그 시술이 병원에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계속 시행할 수도 있다. 또는 그 시술이 인기가 많고 환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시행하기도 한다. 어떤 시술은 진짜 효과가 있는 지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기고 하고 어떤 시술은 처음에는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있었지만 나중에 더 좋은 연구에 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반박되었지만 여전히 수년 동안, 심지어 수십 년 동안 표준치료로 남아 있기도 한다.

당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수천 명에서 시험되었고 정말 많은 목숨을 살렸지만 당신한테는 그러지 못할 확률이 충분히 있다. 반대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약물이 당신에게는 피해를 안 줄 수도 있다.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물 중에는 그 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좋은 쪽이던 나쁜 족이던 아무 영향이 없는 경우도 있다.

2013년에 수행된 한 연구에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현재의 진료행위를 평가해서 저명한 의학잡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363편의 논문을 전부 검토한 적이 있다. 이중에는 지속적 라임병(Lyme disease) 증상에 항생제를 쓰는 것(도움이 안됨) 대장암 수술 때 감염을 막기 위해 특수한 스폰지를 사용하는 것(오히려 감염이 더 많이 발생) 등이 있다. 이 결과는 메이오클리닉에서 발생하는 잡지(Mayo Clinic Proceedings)에 발표되었는데 전체 363편의 연구 중 146편의 연구가 현재의 표준적 의료행위가 전혀 도움이 안되거나 기존의 행위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138편의 논문이 현재의 의료행위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했고 79편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의료행위 중에는 수백 만명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들면 당뇨환자에서 혈압을 매우 낮게 유지하기 위해 집중적인 치료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혈압이 높은 것을 용인하는 치료와 비교할 때 심장마비나 사망의 위험을 더 낮추지 못한다. 어떤 예들은 직관에 어긋나기도 하는 데 심폐소생술에서 인공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심장압박만 하는 것과 비교해서 더 효과적이지 않다. 유방암 생존자들이 팔이 부으면 물건을 들지 말라고 권고를 받는데 사실은 물건을 드는 것이 증상을 개선시킨다.

위의 연구와는 별개로 비슷한 주제에 대해 오스트리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줄일 목적으로 수행된 연구가 2012년에 있었는데 안전하지 않거나 효과가 없는 156개의 의료행위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것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비슷한 연구들이 또 있는데 13,000명의 임상의사들이 포함된 48편의 연구를 리뷰한 연구에서 의사들이 검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 지를 조사하였는데 의사들이 선별검사의 잠재적인 해로움을 과소평가하고 잠재적인 이득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이런 경향은 가까운 시일 안에 바뀔 것 같지 않다. '21세기 치료법(21st Century Cures Act)'-미국에서 드물게 초당적으로 통과된 법-1400명이 넘는 로비스트에 의해 추진되어 201612월에 통과되었는데 그 핵심은 새로운 약물의 사용이나 의료기구를 승인할 때 필요한 근거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약물 사용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고 식약처(FDA)를 비난한 바 있다. 대폭 완화해야 할 규제가 현재 FDA 규제의 80%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식약처장의 유력한 후보인 기술개발자 출신의 짐오닐(Jim O'Neil)은 약물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기 전이라도 승인이 되는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였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약물 사용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라고 주장하였다.

미국에서는 보다 많은 약과 의료장비가 필요한 사람에게 신속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근거가 부족한 치료에 따른 문제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TAT에 실린 컬럼에서 두 명의 존스홉킨스 대학 의사과학자들이 새로운 ‘21세기치료법식약처 승인이라는 인증의 가치를 예전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하였다. 1962년 미국의회는 수면보조제인 탈리도마이드에 의해 수천 명의 사지결손 기형아가 태어난 사건 이후에 신약승인 근거 수준을 높인 중요한 결정을 한 바 있다. 부시와 오바마 대통령 때 공중보건국장을 역임한 스티븐 갈손(Steven Galson)1962년에 FDA가 도입한 강화된 승인절차가 식약처가 국민건강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그전에는 시장에 판매중인 많은 약물들이 적응증 대로 사용하였을 때 효과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혁신과 규제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한번 치료약이 사용되기 시자하면 반박하는 증거가 있더라도 계속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2007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논문에서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자이자 통계학자인 존 이오아니디스(John Ioannidis)는 표준적인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의심의 여지없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후에도 10년이 걸려야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종양내과 의사이자 메이오클리닉 잡자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비네이 프라사드(Vinay Prasad)는 의학이 새로운 치료는 증거가 불충분해도 쉽게 받아들이는 반면에 불필요하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도 없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다. 그에게는 불필요한 치료를 포기하도록 만든 아픈 경험이 있었다. 내과 전공의 때 안정적인 흉통이 있는 중년 여성 환자를 치료하는 팀에 있었는데 그녀는 스탠트 시술을 받고 뇌졸중이 발생해서 뇌손상이 생겼다. 그는 지금도 그 얘기를 할 때 약간 주춤했다. 시카고 대학 교수인 아담 시푸(Adam Cifu)도 비슷한 경함이 있는데 그는 폐경기 여성이 호르콘 치료를 하는 것이 심장을 위해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20세기 초에는 연간 9천만 건의 처방이 이루어졌는데 그 때에서야 심장이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해가 된다는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는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을 돌이켜야만 했다. 당신이 그게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환자를 볼 때 뜨끔하다.”

그래서 그는 프라사드와 함께 2015년에 치료방법을 번복하는 것을 끝내자는 의미의 ‘Ending Medical Reversal, 새로운 치료 도입할 때 근거수준을 높이자는 요청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프리사드는 의학계는 새로운 발견에 대해서는 보상하지만 최초의 발견이 타당한지 재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아요라고 했다.

클리블랜드 심혈관내과의 과장인 스티븐 니센(Steven Nissen) 박사는 최소한 스탠트와 관련된 상황은 호전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 심장내과학회 전임회장으로서 안정적 환자가 스탠트 시술 대상이 되는 지침을 만들도록 도왔다. (니센과 그의 동료는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잠시 통증 완화가 있더라도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스탠트 사용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지침 덕에 명백히 불필요한 스탠트 시술의 횟수는 2010년과 2014년 사이에 의미있게 감소하였다.

하지만 최근에 미전역에 있는 1600개 병원에 대한 최근 평가에서는 여전히 안정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체 스탠트 시술의 절반 가량은 부적절한 시술로 결론짓고 있다. 니센은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거하는 것이 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병원의 의사들은 스탠트 시술을 하던 하지 않던 정확히 같은 봉급을 받는다. 나는 이것이 차이를 만들고 불필요한 시술을 억제한다고 생각한다.’

이년 전에 블룸버그 언론인 세 명은 뉴욕시의 마운틴사이나이 병원은 스탠트 시술환자에게 응급실예약을 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왜냐하면 응급상황에서 보험적용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심장마비가 온 환자는 스탠트 시술이 생명을 구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마운틴사이나이 병원은 심도자실에서는 77세 환자의 인터뷰와 함께 연보를 통해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스탠트 시술을 했는지를 자랑하였다. 이 환자는 의사가 자신의 처방을 잘 따르고 건강하게 먹고 금연하고 삽입된 스탠트가 지속되면 나는 건강할 것이다라고 인터뷰했는데 사실 스탠트 부분은 빼도 결과는 동일할 것이다.

어떤 전문직이라도 나쁜 행동에 대해 돈을 지불하면서 좋은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는 시장왜곡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더 있다. 최근에 브라운 박사는 80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는데 강의 초반부에 그가 치료한 그래서 스탠트 시술을 피한 회사 중역의 검사결과를 보여주었다. 다음에 스탠트와 비침습적 치료의 효과를 수천 명의 환자에서 비교한 무작위임상시험 결과를 제시하였는데 그 결과는 스탠트가 안정적 환자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강의를 듣던 의사들에게 그래도 회사 중역과 비슷한 소견을 가진 사람에게 카테타 시술(시술 후에는 스탠트 시술을 받을 것이 거의 분명한)을 위해 의뢰할 것인지를 물었다. 최소한 절반 이상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참가자 중에 한명은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알지만 왜 그렇게 해야하나요?’ 라고 되물었다.

2007년에 COURAGE trial이라는 기념비적 연구에서 스탠트가 심장마비나 사망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발표된 후에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연구자들이 심장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90분간의 심층인터뷰를 하였다. 심장내과 의사들에게 한 곳 이상의 동맥에 좁아져 있지만 증상이 없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스탠트 시술을 권할지를 물어보았다. 거의 모든 의사들이 - 이중에는 검사나 시술을 한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받지 않는 의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같은 대답을 하였다. 그들은 연구결과를 알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들에게 스탠트를 받도록 의뢰하겠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네가지 정도인데. 1) 의사들은 조깅의 구루였다가 급사한 짐 픽스(Jim Fixx) 같은 사례들을 떠 올리면서 환자가 스탠트를 받지 못했는데 사망하게 되면 크게 후회할 것 같다고 하였다. 저자들은 심장내과 의사들이 가용성 추단법(availability heuristic,)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는데 가용성 추단법이란 노벨상을 받은 심리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극적인 사례지만 실제로는 매우 드물고 상관없는 사례에 기반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 본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이다.

2) 심장내과 의사들은 스탠트가 환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믿었다. 3) 의사들은 만일 환자들이 사망해서 소송이 걸린다면 스탠트 시술을 받은 경우가 받지 않은 경우보다 법정에서 자신들을 잘 변호할 수 있을 것으로 느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 환자가 사망 2년 전에 뭔가 사건이 있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의사는 쉽게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이유는 4) 스탠트가 효과가 없다는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스탠트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스탠트는 그 자체로 너무 말이 되는 시술이다.’ 환자가 흉통이 있고 의사가 협착이 있는 것을 봤는데 어떻게 협착을 뚫는 것이 증세를 호전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1980년대 후반에는 혈관을 뚫는 것이 비침습적 방법보다 효과는 적고 더 위험하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에릭 토폴(Eric Topol)은 안구-협착 반사(oculostenotic reflex)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의미는 만일 협착을 보게 되면 반사적으로 막힌 부위를 뚫게 된다는 것이다. 에릭 토폴은 시술을 하는 심장내과 의사들에게는 막힌 곳을 볼 때마다 스탠트를 넣어야 한다는 저항하기 어려운 유혹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스탠트가 효과가 없다는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는 무시되는 것이다. 스탠트 시술을 과학자들이 흔히 말하듯이 생물학적 개연성(bio-plausible)이 있다, 즉 직관적으로 볼 때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인간을 발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에게 일어나는 일은 매우 복잡하고 인과관계에 대한 통찰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우리 모두 생물학적으로는 타당해 보이나 실제로는 효과가 없는 약을 복용하거나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by 카이로스 | 2019/06/23 23:26 | 의학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hojangkwon.egloos.com/tb/443103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