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이야기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생활습관이 하나씩 정착이 되는데 가장 만족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아침식사이다. 결혼 초에는 나도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밥상을 받아먹었다. 요즘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자신의 아들 아침밥상을 꼭 차려줄 것을 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덕분인지 몇 년은 잘 받아먹었는데 언제가 장모님이 우리 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가신 후부터 갑자기 아침 밥상이 사라졌다. 대략 네가 뭐가 부족해서 아침 밥상을 차려 바치냐는 핀잔을 들었나보다. 그리고는 어떤 아침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기간이 한참 지난 후에 지금의 아침식사 패턴이 정해졌다.

   메뉴는 토스트에 크림치즈와 집에서 만든 아내가 만든 블루베리 잼, 샐러드는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와 올리브와 뜨거운 물에 데친 브로컬리와 견과류, 계란 후라이 하나, 사과 한조각, 그리고 커피. 여기서 백미는 커피인데 여동생 남편이 하는 위트러스트(We Trust)에서 스페셜리티 커피를 원두로 주문하여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는다. 산미가 풍부한 원두를 내려 마시기 시작하면 커피전문점의 커피는 너무 밋밋해서 잘 안마시게 된다. 몇 년째 계속 이런 패턴으로 먹는데 한 번도 질리지가 않을뿐더러 어떤 때는 아침 식사가 전날부터 기다려지기도 한다.

   나의 아침식사에 대해 한번 기록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에는 아침식사와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아침식사는 처음 먹는 식사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식사라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미국의 쿠퍼(Cooper)라고 알려져 있다. 켈러 박사의 논문은 1917좋은 건강(Good Health)’이라는 잡지에 실렸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잡지는 쿠퍼 박사의 스승인 켈로그 박사가 발행하는 잡지였고 이 켈로그가 콘플레이크로 유명한 바로 그 켈로그이다.

  쿠퍼 박사의 주장이 나온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아침식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어떤 학자들은 체중 조절의 측면에서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에 호주 연구자들이 발표된 메타연구를 보면 체중조절의 측면에서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낫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는 아침식사를 거르면 대사가 느려지고 나중에 배고픔 때문에 과식을 하게되어 체중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국가에서는 아침식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대략 1/3 정도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다.(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아침식사 결식률도 30% 가량 된다.)

   아침식사가 오히려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연구자들은 아침식사로 뭘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머핀이나 시리얼로 아침식사를 한다면 당연히 체중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호주 연구자들의 메타연구에서는 시리얼과 흰빵, 주스 등으로 아침식사를 한 연구들로 포함시켰기 때문에 아침식사가 체중증가를 초래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시리얼이나 머핀은 충만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단백질 30그람 이상을 포함하여 350 칼로리의 아침식사를 하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과 비교할 때 충만감을 줘서 식욕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에 식사를 한 것은 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일일텐데 아직까지 그 효과에 대해 정설이 없다는 것이 좀 의아한 일인데 어쨌든 아침식사와 체중조절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양질의 아침식사가 좋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by 카이로스 | 2019/05/10 22:04 | 일반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hojangkwon.egloos.com/tb/443020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