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줄어 들고 있는 나라

  우리나라에서는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고령화가 큰 문제이지만 모든 나라에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평균수명이 감소했는데 이는 일차세계 대전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서 미국 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카프란 교수가 이에 대한 칼럼을 썼는데 우리의 보건의료에 대한 시사점도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은 지난 3년간 평균수명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보건의료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미국인들은 의술이 발달하면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치료기술에 많이 투자했는데 의료기술이 인구집단의 평균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대장암을 잘 치료하면 155,000명의 수명이 12년 정도 연장될 수 있다. 대장암 환자만 하면 매우 희망찬 이야기지만 전체 인구집단으로 확대해보면 성공적인 대장암 치료로 인해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고작 1주일이 늘어날 뿐이다. 개별 환자에게는 무척 가치있는 일이지만 전체 인구집단의 수명은 늘리지 못하는 것이다.

  의료기술에 발전에 대한 믿음은 크지만 실제로 연구를 통해 확인되는 기술 발전은 별로 없다. 치료기술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구설계인 무작위임상시험에서 의미있는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거의 없다. 국립기관(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에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해보니 성공 확률은 고작 8%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가 치료의 약속에 매달려 있지만 평균수명을 늘리는데 의료 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보건의료에 대한 투자를 건강 자체에 대한 투자로 바꿔야 한다. 조기 사망을 초래하거나 건강을 악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보건의료체계 밖에 존재한다. 가난, 식량확보, 좋은 거주 환경 등이 인구집단의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에서 부유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불과 7킬로 떨어진 가난한 지역 거주민에 비해 평균적으로 20년을 더 오래 산다. 실제로 교육이 향후 건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고등학교 졸업자는 그 보다 학력이 낮은 사람에 비해 12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 OECD 국가들은 의료분야에 1달러를 쓸 때 의료분야가 아닌 사회서비스에 평균적으로 2달러를 사용하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단지 56센트만을 사용한다. 미국에서 평균수명을 늘리려면 건강이 나빠진 근본 원인을 조사해야 하고 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에 더 많은 관심을 갖자는 것이 더 이상 과격한 주장은 아니다. 미국 소아과학회와 의사단체에서는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들의 행태변화와 사회적조건을 고려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한들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담대한 도전을 해야 한다. 먼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 사회적 결정요인이 조기사망에 50% 이상 기여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전체 390억 달러의 연구 예산 중에 고작 4퍼센트 미만의 연구비만 책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보건의료와 사회적서비스 제공자 간에 더 나은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환자를 사회서비스에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요원에 대해 투자를 하면 많은 암검진 프로그램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로운 병원 건설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평균수명을 증가시키는 데 더 기여를 할 것이다.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고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적용되는 방법이 의술과 수술 등에 적용되는 방법만큼 우아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중요하다는 근거는 충분히 많다. 미국이 미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이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의료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스탠포드 대학의 Kaplan 교수가 "Medicine alone can't lengthen US lives. We need to invest outside the health care system" 이라는 제목으로 201924USA TODAY에 기고한 글

 

by 카이로스 | 2019/02/17 18:46 | 평균수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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