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하면 일찍 죽나?

  최근에 마라톤을 완주한 탓에 이런 저런 자리에서 자랑을 하기도 하고 한발 더 나아가 죽기 전에 한번은 꼭 보라고 권유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마라톤이 오히려 건강을 해롭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이유는 주로 마라톤은 심장이나 관절에 무리가 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마라톤을 하면 수명이 단축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마라톤을 하면 일찍 죽는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는 사람의 심장이 평생 뛸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마라톤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심박동수가 높아져서 수명을 갉아 먹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가만히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의 맥박수와 평균수명은 반비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평생 맥박수가 대략 15억번 정도로 유사하다. 심장이 1분에 1500번씩 뛰는 땃쥐는 2년 남짓 사는 반면에 심장이 1분에 30번 남짓 뛰는 코끼리는 약 75년을 산다. 사실 이것은 체중의 문제이기도 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동물일수록 대사율이 낮아져 맥박수가 느려지고 세포 단위에서 보면 에너지도 적게 쓰고 대사과정에 따른 세포 손상률도 낮아지기 때문에 더 오래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결과를 근거로 마라톤을 하면 수명이 짧아진다고 추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데 왜냐하면 유산소운동은 심장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심박수를 낮추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은 당연히 심박수가 올라가지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안정 시 심박수는 오히려 낮아지는 것이다.

  달리기가 건강을 증진시키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전은 크게 네가지로 설명이 된다. 먼저 심혈관계는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안정시 맥박수와 혈압이 낮아진다. 대사 측면에서는 혈액의 포도당 흡수가 원활해지고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하고 체지방도 감소하게 된다. 근골격계에 대한 효과는 근육량과 골밀도가 증가하는 반면에 관절염은 감소한다. 정신신경학적 측면에서 보면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의 회백질이 증가하고 인지능력도 좋아지는 반면에 우울증상은 감소한다.

  사실 달리기를 포함해서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과도한 운동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마라톤을 완주가 곧 과격한 운동은 아니다. 나 같이 일년에 딱 한번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마라톤 대회는 평소에 달리기를 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일 뿐이다.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면 적어도 몇 달전부터는 일주일에 한두번에 달리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 삼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다를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면 100회 완주를 기념하는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보는데 이런 사람들은 적어도 한달에 한번씩은 완주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의 매일 상당한 양의 달리기를 해야한다. 과도한 달리기가 건강에 해로울 것으로 보는 이론적 근거는 과도한 대사로 인하여 혈관에 산화손상과 염증반응이 증가하고 심장근육의 섬유화가 일어나며 자율신경계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달리기와 사망의 관련성을 본 역학연구를 보면 과도한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최소한 운동을 전혀 안하는 것보다 나쁘지는 않다. 달리기 정도와 사망위험의 관계가 '거꾸로 제이(reverse J)'의 형태를 나타낸다. 보통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달리기를 안하는 사람에 비해 적당히 달리기를 하면 사망위험이 감소하지만 과도한 달리기를 하면 운동 안하는 것보다 더 위험이 높아지는 J 형태라면 역학연구의 결과는 J를 좌우를 바꾼 형태, 즉 적당한 달리기를 하면 사망위험이 낮아지고 과도한 달리기를 하면 적당한 달리기보다는 사망위험이 높지만 그래도 운동을 안하는 것보다는 사망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것이다. 사망원인별로 보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특히 거꾸로 제이의 형태를 보이고 암이나 뇌졸중을 포함한 다른 질환은 L자형, 즉 과도한 달리기나 적당한 달리기 사망위험 감소 정도가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결과만으로 과도한 달리기를 하면 적당한 달리기에 비해서는 사망위험이 높다 라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수명 연장을 위한 적당한 운동량(이 이상 운동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수명 증가는 기대되지는 없는, 어떻게 보면 가장 경제적인 운동량)에 대한 제안을 할 수는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정도까지는 달리기를 더 하면 더 할수록 그 만큼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달리기 시간 주당 4.5시간 이하

달기기 거리 주당 50 km 이하

달리기 빈도 주당 6회 이하

 

by 카이로스 | 2018/12/18 23:06 | 마라톤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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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1234 at 2018/12/19 14:11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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