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회장 당선과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최근 의료계에서는 경악할만한 일이 연달아 발생했다. 먼저 최대집 원장이 의협회장으로 당선되었다. 서울의대를 나온 의사가 극우 냄새가 물씬 나는 단체의 대표로 태극기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참 괴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사 집단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에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지만 기본적으로 조심스런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에 나서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 그가 의사협회장 선거에서 나온다고 해서 그냥 그러가 보다 했지 당선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약 30%의 득표율로 다른 5명의 후보자를 꽤 큰 표 차로 제치고 당선되었다. 의협회장 선거는 의협회비를 낸 회원에게만 투표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대집 후보를 표로 지지한 의사는 전체 13만명 중 5%에 불과하지만 그가 현행 선거체계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해서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위치에 올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나는 그를 지지한 의사들이 탄핵을 반대하는 그의 정치적 노선을 보고 지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문재인 케어를 두고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의사들 입장에서 자신들을 대변해서 가장 잘 싸워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았을 것이다(극좌 든 극우 든 상관없이 가장 전투력이 좋을 것 같은 사람을). 의사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더라도 윤리적 또는 전문가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야 할 것 같은데 이번 선거 결과는 마치 의사들이 체면은 다 내다버리고 내 밥그릇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대국민 선언을 한 것처럼 보인다.

  이대목동병원 사건의 의료진을 과실치사로 구속한 것도 정말 경악할 일이다. 의료인과 관련된 형사처벌로는 20년 전 퇴원하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보호자의 요청으로 퇴원시킨 의료진에게 살인죄의 방조범으로 유죄판결을 내린 보라매병원 사건(그래도 그때는 의료진을 구속시키지는 않았는데) 이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까 싶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신생아들의 사망원인은 지질영양 주사제를 통한 시트로박터 균 감염이라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한 바이알을 한명에게 투여해야 하는데 신생아들은 작은 용량만 투여하기 때문에 여러 개로 분주한 후에 한 참 있다가 투여하는 과정에서 세균 오염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생아들에게 영양제제를 분주해서 투여하는 것은 이대목동병원만 그런 것이 아니고 분주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만도 없는 것이 영양제를 일부만 투여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분주를 해서 바로 투여를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주말이 끼다보니또 당시 날씨가 추워서 병원에서 난방을 세게 하다보니 균이 번식할 시간과 조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마치 스위치치즈모델처럼 공교롭게도 모든 구멍이 하나로 맞추어지면서 사건이 터지 것인데 우연히 그때 그 자리에 있던 의료진에게만 모든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가 많다. 개원 후 20여년 이상 지속된 관행을 개선하지 않은 것까지 과실이라고 해서 형사처벌을 한다면 앞으로 모든 의료사고에서 의료인들은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법당국에서 의료의 특수성은 고려하지 않고 신생아가 4명이나 집단 사망한 사고에 대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을 한 것 같다. 대형화재 사건이 나면 건물주를 구속하는 것처럼 말이다(무슨 과실인가는 있을테니).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수사 한 경찰이나 영장을 청구한 검찰이나 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극우인사가 의협회장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는 않았겠지만 내게는 두 사건이 연관된 것처럼 보인다. 마치 체면 안 차리고 내 밥그릇 챙기겠다는 의사들의 선언에 대해 의사집단을 특별히 대우하지는 않겠다고 사회가 응답한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의대목동병원 의료진 형사처벌에 항의하는 의사들의 맨 앞에는 극우 의협회장이 서 있을텐데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대략난감한 일이다

by 카이로스 | 2018/04/08 18:42 | 일반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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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흑범 at 2018/04/08 19:49
저 중 이대가 참 대박입니다

페미니즘 덕에 현 여당이나 좌파들한테도 붙을 수가 있으니
Commented by ㅇㅇ at 2018/04/08 20:34
주인장께서도 밥그릇 선언으로 보시는군요. 나는 의사들이 언제 의료 시스템 망할 거라느니 평균 수명 낮아질 거라느니 하는 협박을 그만두고 솔직하게 밥그릇 때문에 그런다고 말할지 궁금합니다. 아직까지는 한 명도 못 봤거든요
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18/04/08 21:10
여론은 모르겠고
뜬금없는 소리기는 해도
예전부터 술집가서 제일 지저분하게 노는 부류를 꼽으라면
의사
교직원
금융업
이렇게 말했었는데
그래도 병원가면 다들 선생님이라고 부릅디다.
Commented by ㅋㅋㅋ at 2018/04/08 23:48
모두다 그렇게 놀진 않고 수술하는 의사들이 그런경향이 좀 보였슴. 피를 많이보고 굉장히 민감해져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그렇게 푸는경우를 자주 봤슴. 뭐 사람차이긴 하지만 내과의들도 그런경우도 있긴 하지만 결국 사람생명을 책임지는 직업이라서 그럴 수도.
Commented by 흑범 at 2018/04/08 21:49
근데 왜 한국은 의사들에게만 일방적 양보와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해야 되나 싶습니다 왜?
Commented by ㅋㅋㅋ at 2018/04/08 23:53
아니 최대집성향이 어떻든 의사들은 그들의 이권을 따지면 안되는거임? 다른 집단들은 각자 대표뽑을때 지들이권 안따지나? 무슨 대국민선언 이라는 거창한 소리하고 자빠졌는지?
Commented by at 2018/04/09 14:27
본심은 개꿀빨고 싶은데 도덕적 우월성을 무기로 삼았으니 착한 척은 해야 겠다 이거죠
Commented by 부라부스 at 2018/04/09 20:17
뭘 그정도 갖고......

금융계의 검찰 이라는 금융감독원의 수장을 김기식같은넘이 맡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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