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소비를 줄여라
- 적게 구입하라
- 포장을 하지마라
- 재생되지 않는 자원으로 만든 상품을 피해라
- 버리지 말고 고쳐써라

@ 진화의 오래 과정에서 각인된 상식은 무조건 아껴쓰라는 건데 현대 자본주의 구조는 소비를 하지 않으면 쓰러지는 구조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생각하면 계속 소비해야 굴러가는 구조는 결국은 미래세대의 자원을 댕겨쓰는 것이니 지속가능성의 가장 큰 적일 수 밖에 없다. 
@ 먹거리는 가급적 바다건너온 것은 피해야 겠다. 신토불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이고 우리농업도 살릴 수 있으니 일석삼조

에너지 효율을 높여라
- 자가용 대신 자전거, 걷기, 대중교통 이용
- 자가용 같이타기
- 전기효율이 높은 전자제품, 연비가 높은 차를 사라
@ 예전에 디젤값이 쌀때 SUV를 타거나 요즘에 연비가 좋은 차를 타면서 생기는 착시현상은 많이 운행할 수록 차액만큼 돈을 버는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오늘 최재천 교수의 강의를 들으니 현재 이혼숙려중(자동차와)라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안되더라도 최소한 자동차 중독에서는 벗어나야 겠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차를 몰지 말아야 겠다.

재활용을 하라
- 집과 집안에서 재활용 할 것
- 재활용품으로 만든 상품을 구입할 것

정치적인 행동을 할 것
- 친환경적인 정치인에 투표할 것
- 생태적으로 건전한 투표방법을 받아들일 것
- 환경보호단체에 참여할 것
- 직접 출마할 것
@요즘 환경단체들은 죽을 맛인 모양이다. 상근직원을 줄이고 돌아가면서 휴직하고. 지원도 많고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했던 옛날의 영화(?)에 대한 댓가를 지금 치르는 걸까?
과거에 마땅지 않은 점이 있었더라도 요즘은 회원이 되서 매달 1,2만원이라도 도와주는게 좋겠다.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환경보호를 할게 아니라면 말이다. 오늘 지난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었던 안병옥박사가 주관하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창립행사에 다녀왔다. 잘 되기를 기원한다.

연구와 교육을 촉진할 것
- 친구와 가족들에게 환경이슈에 대해 얘기해서 인식을 높일 것
- 학교나 직장에서 친환경적인 제안을 지원할 것
- 직접 행동을 통해 역할모델이 될 것
@자전거 타고 다니는 교수가 되야하나?

길게 생각하라
- 환경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
- 장기적 환경전망을 가지고 있는 정책결정자나 기업을 지원할 것
@길게(long term) 생각하는 정치인은 그 자리에 짧게(short term) 머무른다는 어떤 정치인의 말이 생각난다. 짧은 임기안에 뭔가 업적을 내야하는 정치구조를 바꿔야 할텐데

by 카이로스 | 2009/06/12 22:38 | 환경의학 | 트랙백 | 덧글(1)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많은 국민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어제 노무현 전대통령의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머릿속이 뒤숭숭하고 어젯밤 꿈자리도 사나왔다. 금요일 강릉에서 열린 학회에서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서다보니 곤색 양복을 입는 다는 것이 그만 상복으로나 입던 검정색양복을 입은 것을 나중에야 발견하고는 하루 종일 영 찝찝했었는데 그게 전조라도 되었던 것인가,

노무현 전대통령은 지난 20년 동안 항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었고 지난 5년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이었으니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저런 인연과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노무현 전대통령을 한번도 직접 만나본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인연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노무현이 전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던 선거에서 투표를 했고 대통령재임 시절에 이 땅의 국민으로 살았다는 것 이상의 인연 말이다.

나는 대통령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있으면서 노대통령이 보내는 명절 선물을 몇 차례 받았다. 당시 내 주위에는 노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지라 내놓고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대통령의 선물(개인적은 것은 아니었지만)을 받았다는 것이 내심 흐뭇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에서 물러 난 후에 나는 경향신문에 ‘정조와 노무현 그리고 담배’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었는데 정조와 노무현 전대통령이 이미지도 비슷하고 모두 흡연자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에 착안하여 최고지도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문제가 있었으며 국가에서 실내흡연을 금지시키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이 글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읽었더라도 자신을 비난하는 글이 아니고 간접흡연 피해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잘 이해했으리라 믿지만 혹시라도 쓴웃음을 짓지나 않았을까 마음에 걸린다.

노무현 대통령은 바위에서 투신하기 직전에 경호원에게 담배가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누가 담배의 스트레스 해소효과에 대해 얘기하면 이는 담배중독 상태에서 체내 니코틴 농도가 낮아지면서 생기는 금단증상의 해소에 불과하다고 의학적으로 설명하곤 했지만. 담배를 피워 본 사람이라면 63년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바로 그 시점에서 한모금의 담배가 어떤 효용을 갖는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그때 그 경호원이 담배를 가지고 있어서 마지막 순간을 담배와 함께 했으면 조금 덜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갔고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치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는 별도로 어제의 비극에 대해서도 역사적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치졸한 정치보복이 낳은 참사로 평가가 되거나 아니면 비리스캔들의 비참한 결말로 기록될 터인데 역사가 기본적으로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치러질 일련의 선거결과들이 어제의 비극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나는 내 나름대로 내 몫을 하겠지만 나의 동시대인들은 어떤 선택을 하려나. 


by 카이로스 | 2009/05/24 15:24 | 일반 | 트랙백 | 덧글(0)

총,균,쇠 그리고 치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적인 책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쓴 '총,균,쇠(guns, germs, and steel)이다. 왜 지역마다 문명발달의 차이가 생겨나는지. 그래서 심지어 백여명이 조금 넘는 스페인군대가 수만명의 넘는 군대를 보유한 잉카제국을 무너뜨리고 대륙 전체를 차지해버리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근원적이고 설득력있는 해답을 제시해준다.
이론은 매우 간단하다(진화론이나 상대성이론과 같이 대부분의 훌륭한 이론이 그렇듯이).  한쪽이 다른 한쪽을 압도하게 했던 요소인 병원균, 쇠, 문자, 정치조직, 기술(선박, 무기) 등의 차이는 결국 누가 먼저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업 목축으로 전환했느냐에 따라 초래된 결과라는 것이다. 농업, 목축에 따른 생산성의 증가가 인구증가를 초래하고 먹거리 생산을 직접안해도 되는 사람들(추장, 사제, 관료, 기술자 등등)의 존재를 가능하게 되어 문명의 발달을 초래하게 된다(태어나서 한번도 내가 먹는 것을 직접 생산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백퍼센트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렇다면 어떤 집단이 농업목축으로 전환하고 어떤 집단은 수렵채집 생활로 남아 있느냐인데 이것은 인종의 우수성과는 전혀 관련없이 주위에 작물화하기 좋은 야생식물이나 가축화하기 좋은 야생동물이 존재했느냐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즉 문명의 발생지가 4대강 유역인 이유는 우연히 그곳의 환경조건이 농업목축에 유리했기 때문인 것이다. 게다가 유라시아 대륙은 횡으로 매우 길기 때문에(기후조건이 비슷한 같은 위도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한쪽에서 시작된 농업, 목축(그리고 그에 따른 문명이) 전파되기 쉬운 조건을 가진 반면에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지역을 종으로 길기 때문에 농업 전파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이다.
왜 스페인 사람으로 대표되는 구대륙 사람들에게는 천연두, 홍역, 결핵, 인플루엔자 등 지독한 전염병들이 있었던 반면에 신대륙의 인디언들에게는 이런 전염병이(따라서 이런 전염병에 대한 항체가) 없었던 것일까? 저자는 천연두, 홍역, 결핵은 원래 소의 전염병 인플루엔자는 돼지나 오리의 전염병인데 가축화 과정에서 인간에게 전달된 후 인간과 공진화를 거쳐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가축화가 제한되어 있고 인구가 조밀하지 못한 지역에서는 이런 전염병이 존속하기 어렵고 그 결과로 수천만명이 넘는 원주민이 살던 남북아메리카 대륙은 변변히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서운 전염병을 지닌 유럽인들에게 속절없이 땅을 내주고 만 것이다.
그런데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여러 지역 중에 하필 유럽이(중국이 아니고)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게 되었을까? 저자의 설명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앙집권화된 통일국가가 가능했고 유럽은 적당히 분열되었는데 이러한 분열상태(최적분열이라나)가 상호간 경쟁을 통해 문명 발달을 가속화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이 책은 최근에 나온 것은 아니고 여러해 전에 번역본이 나왔다. 그때 나도 어디선가 서평을 보고 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작 샀는지, 사려는 의도만 있었는지가 헷갈린다. 최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과 학교의 서가를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집에서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그럼 사긴 샀다는 얘긴데). 얼마전에 환경운동연합의 임지애국장을 만나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최근에 읽고 있는 '총,균,쇠'가  정말 훌륭한 책이라는 얘기를 한참했더니 예전에도 내가 그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예전에 이 책을 샀을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읽기까지 했다는 얘기인데 이 책을 샀는지 안샀는지는 헷갈려도 이 책을 읽은 기억은 전혀 없다. 옆에 있던 고도현 간사도 내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맞장구를 치는 것을 보니 내가 치매가 오기 시작한 모양이다.
하여간, 임국장도 자신의 읽은 책 중에 '문명의 붕괴'가 아주 좋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강추한다. 나중에 문자를 보내기를 이 책 역시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쓴 책이라고 한다. 문명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알았으니 어떻게 붕괴할지도 알아봐야 겠다.

by 카이로스 | 2009/04/25 14:38 | 일반 | 트랙백 | 덧글(3)

석면특별법

오늘 (2009/3/11) 환경보건포럼에서 석면노출실태와 대책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있었다. 최근 충남의 폐광근처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석면폐질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회였는데 결국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환경보건법의 테두리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느냐가 핵심 논점이었다.
석면의 유해성이야 워낙 잘 알려져 있고 노출도 광법위하게 이루어져서 뭔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이론이 없었다. 여당과 야당,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보수및진보 언론 모두가 한목소리로 특별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이미 국회에는 3개의 특별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환경보건법이 1년간의 경과기간을 지나 바로 이달말이면 시행이 된다는 것이다. 환경유해인자의 위해성 평가 및 관리, 환경관련 건강피해의 역학조사, 조사결과에 따른 조치, 그리고 환경성질환의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환경보건법이 막 시행되는 시점에 석면에 의한 환경성질환이 발생하였는데 법을 시행해보기도 전에 새로운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냐는 것이다. 물론 환경보건법에 있는 환경성질환에 대한 배상책임 규정이 오염자의 배상책임 의무를 선언한 수준이어서 석면피해를 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보완이 필요하긴 하지만 석면의 관리와 건강조사는 환경보건법의 틀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사실 환경보건법을 만들때 가장 염두에 둔 유해요인과 환경성질환이 바로 석면과 석면으로 인한 폐질환이었는데 정작 상황이 발생하니까 법이 무력화되버린 것이다. 석면이 문제가 되면 석면특별법, 비소가 문제가되면 비소특별법을 만들거냐는 볼멘소리도 나왔고, 기왕 환경성질환이 걸리려면 특별법이 만들어질 질환을 잘 골라서 걸려야 하는 거냐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엄연히 피해자들이 있고 환경보건 분야를 한단계 진전시킬 동력(?)인 석면문제를 전문가들의 이견 노출로 인해 아무 성과도 없이 무산시킬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참 어려운 문제다.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데 말이다. 

by 카이로스 | 2009/03/09 22:06 | 트랙백 | 덧글(0)

진화의학의 측면에서 보는 임신

 

입덧, 유산, 임신중독증과 같이 임신과정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현상들을 진화의학적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입덧은 방어기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결함으로 봐야 할지 논란이 많다. 임신초기의 여성들을 너무 쇠약하게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입덧을 줄이거나 없애려는 의학적 시도들이 있었다. 이러한 시도 중에 가장 비극적인 것을 잘 알려진대로 1950년대에 있었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약물에 의해 무려 12,000명에 이르는 기형과 유산이 발생한 것이다.

입덧은 뭔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자라나는 태아를 지켜주기 위해 오랜기간 동안 진화해온 방어기전일 수도 있다. 임신초기의 입덧과 음식혐오증은 일차적으로는 호르몬(특히 임신초기에 상승하는 hCG와 에스트라디올)에 의한 것이지만 진화의학적 해석은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음식에 대해 혐오감을 갖게 하는 것이 임신초기 3개월의 태아를 보호하여 임신성공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즉 임신초기에 입덧을 하는 경향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으로 진화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입신초기의 구역질과 구토가 갖는 적응적 가치에는 한계가 있다. 아주 심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입덧은 탈수와 체중감소로 이어져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덧이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태아보호가설'은 주로 영양상태가 좋은 산모들은 관찰한 결과에 의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임신 전부터 영양상태가 안 좋은 산모들은 입덧으로 인해 심한 영양부족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만들어진 수정란의 상당수는 자궁에 착상하지도 못한다. 착상한 것중에 10-20%는 임신 첫 3개월에 유산된다. 임신성공률은 최대화시키는 것이 결국 진화의 승자라면 초기에 유산되는 것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 초기유산은 특정상황하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자손의 질이 양보다 중요한데 왜냐하면 매 임신, 출산 양육과정에서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자손을 만들어낼 만큼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임신해서 출산 양육하는 것은 에너지의 낭비이기 때문에 차라리 다음 자식(보다 건강해서 이세를 낳을 가능성이 많은)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다. 실제로 첫 3개월 동안 유산되는 임신의 상당수는 염색체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의사들은 유산을 병으로 생각하여 그것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곤 한다. 유산이 진화과정의 실수에 대한 해결책인데도 말이다.

태아는 때로 이식된 조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피부이식을 하면 종종 실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태아라는 이식 조직이 때로 실패하는(유산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특히 태아 조직은 엄마와 평균적으로 유전자의 50%만 공유하는 것을 감안하면).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임신을 부모와 영아의 갈등(엄마의 이해관계와 영아의 이해관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으로 이해하는 것이 유용하다. 때로는 엄마의 입장에서 자신의 건강 또는 자신의 현재 아이 또는 나중에 생길 아이의 건강을 방해하는 임신을 끝내는 것이 최상의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뱃속의 태아 입장에서는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임신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결론적으로 태아는 유산을 최소화해서 자신의 생존을 최대화하려는 진화적 전략을 발전시켜 왔고 마찬가지로 엄마는 위험이 있는 태아를 발견해서 적절하게 처리하는 전략을 진화시키온 것이다.

임신의 처음 삼개월을 무사히 넘기면 유산의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엄마와 태아의 갈등은 지속되는데 특히 영양분을 두고 경쟁한다.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보면 엄마가 임신 중에 심한 영양부족을 경험하면 태아의 자궁환경도 나빠져서 유산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예상은 자주 빗나가서 기근이나 전쟁과 같이 음식을 거의 섭취 못하는 상황에서도 출산에 성공한다. 이런 현상을 엄마의 건강을 위협하더라도 태아가 임신을 지속시키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물론 출산했다고 해서 자궁 속에서의 영양부족 상태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궁 속에서 성장장애가 있어서 잉태기간에 비해 작게 태어나고 평생동안 건강에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엄마와 태아 사이에 영양분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관계가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임신 중 당뇨와 임신중독증(고혈압)이다. 임신 중 당뇨와 중독증은 모두 엄마의 생리적 상태를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의 전달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하다보니 생기는 병이다. 당뇨가 없는 여성은 혈당이 식사 후에 올라갔다가 인슐린이 분비되면 혈당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임신 후반기에는 식사 후에도 당과 인슐린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 태아를 이롭게 한다. 태아가 엄마의 건강을 희생시키는 댓가로 보다 많은 당분을 섭취하는, 즉 태아의 이해관계가 엄마의 이해관계에 상반되게 작용하는 예인 것이다. 엄마에서 혈당이 높게 지속되면 저혈당증을 초래할 수도 있고 태아의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 중 당뇨가 생긴 여성이 낳은 아이는 나중에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이것은 임신 중의 영양분 섭취의 적정량이 있고 이보다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임신 중 합병증이 생기고 엄마의 아이 모두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신 중 당뇨가 선진국에서 많이 생긴다면 임신중독증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발생한다. 임신중독증은 산모의 혈압이 높아지는 증상으로 전체 임신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중독증은 미숙아 출산의 중요한 원인인데 왜냐하면 임신중독증의 치료방법은 태아와 태반을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이 있는 상태로 임신이 계속되면 산모의 신장, 간, 뇌에 손상을 입게 되고 심한 경우 간질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단기적인 영향은 출산과 함께 좋아지지만 엄마의 건강에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들도 있다. 불행히도 임신중독증을 연구할 수 있는 동물모델이 없기 때문에 원인과 치료방법에 대한 연구가 어려운 실정이다. 임신중독증이 호모사피엔스의 뇌가 커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들이 있다. 점점 커지는 태아의 두뇌발달에 필요한 산소를 적정하게 공급하기 위해 태반이 엄마의 조직 속으로 점점 더 깊게 침투하면서 임신중독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임신중독증은 보통 첫째 임신 때 나타난다. 임신중독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진화의학적 권고는 성관계를 가진 후 몇 달 후에 임신을 하도록 하는 것인데 임신중독증이 첫째 임신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일 뿐아니라 새로운 정자노출과 관련된 커플의 질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임신을 몇달 늦춤으로서 여성의 면역체계가 남성의 항원에 적응할 기회를 줘서 태아라는 동종이식물을 공격할 확률을 낮춰주는 것이다.

by 카이로스 | 2009/03/08 21:27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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