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종현을 추모하며


 스물일곱의 재능 있는 젊은이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특별히 더 안타까운 이유는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아이돌 스타였기 때문이다. 인기있는 아이돌 그룹의 이름이나 몇 개 간신히 알뿐 멤버 이름은 고사하고 몇 명으로 구성되었는지도 모르는 내가 샤이니 종현을 알게 된 것은 것은 순전히 샤이니 광팬인 딸 덕분이다. 청소년기의 딸과 아버지 사이의 공통적 관심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데 샤이니 얘기만 하면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샤이니가 나오면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딸이 고삼 때 독서실에서 밤 12시 넘게 돌아오면 공부하다 오는 건지 또는 종현의 푸른밤을 듣다 오는 건지 궁금했지만 따져 묻지는 않았다. 설령 푸른밤을 못 듣게 한들 그 시간에 열공을 할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학력고사장 데려다 줄때는 차에 있는 종현의 CD를 들려주었는데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후렴구 반복되는 노래가 참 서정적이긴 한데 너무 처지게 하는 노래라 시험이 끝나고 난 후에 틀어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노래는 종현 스스로를 위로하는 노래였다.

  어제는 아산 병원에 문상을 갔었는데 로비에 카메라와 여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종현의 장례식장까지 다녀 온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아내와 아침식사를 하면서 종현과 내가 옆자리에 수년간 같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딸의 작품이라고만 생각했지 누구인지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종현이었던 것이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항상 내 옆에 있었던 종현에 대해 뭔가를 얘기하고 싶어졌다.

  종현은 인생의 정점에서 홀연히 사라짐으로서 영원한 스타로 남게 되었다. 지금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늙어 노인이 되거나 혹은 죽은 후에도 종현은 여전히 빛나는 젊음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전하고 싶다

by 카이로스 | 2017/12/21 16:27 | 일반 | 트랙백 | 덧글(0)

아주 특별했던 김대중마라톤 대회

아주 특별했던 김대중마라톤 대회(2017/12/10)

일년내내 어디에선가는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중 한 겨울인 12월에 열리는 대회는 시즌을 마감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대개 기록보다는 즐기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된다. 그래서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 대회 하프를 선택했다. 11월의 중앙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갱신한 아내의 경우는 마무리 성격이 특히 강했고 고작 10킬로 대회 출전기록이 유일했던 나로서는 새로운 도전의 성격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와 있었다. SRT를 타고 내려가는데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장거리 달리기의 요체가 효율적인 체열 방출에 있기 때문에 비 자체는 마라톤의 장애요소가 아니지만 추운 겨울날 시작부터 비를 맞고 뛰고 싶지 않은 것도 인지상정이다. DJ의 이름을 걸고 첫 번째 개최하는 대회에 비가 오다니. 상서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목포에 도착하는 비가 그치고 해가 나온다. 하늘이 도왔나 싶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김대중추모곡을 소프라노가 부르고 있다. 시작부터 범상하지가 않다. 아이돌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소프라노는 처음이다. 축사를 하러 온 정치인들의 면면이나 축사내용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박지원의원이 이희호 여사의 축사를 대독했고 우원식대표가 자신의 정치역정과 DJ를 연결시켜 유세를 방불케하는 내용의 긴 축사를 했다. 안철수 대표는 장거리 달리기가 영어로 endurance running이라고 소개하면서 DJ의 인동초와 연결시켰고 달리기가 시작할 때는 항상 힘들지만 앞만 보고 한걸음씩 가면 결국 목표에 도달한다고 하였다. 가장 지적이고 달려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훌륭한 스피치였지만 현장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우병우 관련해서 검찰 참고인조사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면서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얘기했는데 어떤 연유로 이곳까지 왔는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김홍걸씨가 인사를 했는데 연설 말미에 목포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볼 때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긴 개회식이 끝나고 드디어 출발. 해안가를 따라 도는 코스였지만 경치가 썩 좋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는 1킬로 정도는 영산강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최상의 주로였다.(원래 주로는 도로를 달려서 양쪽을 볼 수 없지만 주로를 약간 벗어나 뚝방길을 달리면 환상적인 주로가 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마라톤은 정말 정직한 운동이다. 대회 얼마 전부터 러닝머신에서 훈련하고 일주일 전에는 10키로를 달리기도 했지만 하프를 소화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간신히 제한 시간을 넘겨서 들어왔고 바로 뒤에 풀코스 선두주자가 들어온다. 그래도 하프를 완주했다는 성취감은 있었다. 바로 프린터에서 출력해준 기록증에는 이희호 여사의 이름이 있다.

지방 마라톤 대회의 최고 미덕은 푸짐한 먹거리인데 이번 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막걸리, 부침개, 육개장 등 훌륭한 점심이 되었다. 완주메달과 음료와 빵은 모든 대회에서 나워주는 선물인데 추가로 묵직한 김대중어록 책을 선물로 준다. 마라톤 대회에서 책을 나눠주는 것은 좀 오버했다는 느낌이다. 대회장 옆에 있는 김대중노벨상기념관을 둘러봤다. 앞으로 우리 정치계의 이런 거인이 다시 나오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포탈에 김대중마라톤 대회 기사가 떴다. 소동이 있었고 박지원대표가 계란을 맞았다고 한다. 이래저래 아주 특별한 마라톤이었다. 내년부터는 정치만 조금 줄이면 김대중 대통령을 기념하는 훌륭한 시즌 마무리 마라톤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by 카이로스 | 2017/12/17 08:31 | 마라톤 | 트랙백 | 덧글(0)

미세먼지 조기 사망자 수




미세먼지는 다양한 종류의 건강피해를 일으키는데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사망위험을 높이는 것이다세계보건기구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연간 3백만명 정도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조기사망이란 미세먼지가 없었더라면 더 살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 정도 일찍 죽는 것을 말한다조기사망 원인은 성인에서는 심장질환뇌졸중만성폐쇄성폐질환폐암그리고 소아에서는 급성하기도 감염인데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 당뇨병 등 다른 질환들이 추가될 수도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는 교통사고 사망처럼 실제 발생한 사망자수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수식을 통해 통계적으로 추정되는 수치이다대상지역별로 해당질환의 기본사망률미세먼지 농도미세먼지 농도와 질환 사망률 사이의 양-반응 함수를 적용하여 산출한다국가별로 질환별 기본사망률과 미세먼지 농도는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주로 어떤 양-반응 함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기사망자 수가 달라진다-반응 함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장기간 추적하여 사망률의 차이를 분석하는 역학 연구를 통해 구해지는데 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루어진 연구결과가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건강영향연구소(Health Effects Institute, HEI)에서는 2015년 기준으로 세계 각국의 미세먼지 조기사망자 수를 산출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8,200 여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HEI 자료에서 미세먼지 국가 간 조기사망자 수를 연령구조의 차이를 보정하여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북한의 85명이나 중국의 84명 보다는 훨씬 작지만 일본의 13, 프랑스의 12, 미국의 8명보다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가 2060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060년에는 201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여 중국, 인도와 함께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오염 조기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는 대기오염의 악화 외에 인구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2030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노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대기오염에 취약한 심뇌혈관질환이나 폐암 등의 기본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기오염에 기인하는 조기사망자 수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든 국가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그림 참조)

따라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미세먼지 농도 감축이 가장 중요하지만 인구 노령화에 따른 질병양상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질환별 사망순위는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순이고 암 중에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데 모두가 미세먼지에 취약하면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들은 흡연, 식이,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직접적인 발병 원인으로 작용한다. 건강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보건정책이 미세먼지 대책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by 카이로스 | 2017/12/17 07:27 | 대기오염 | 트랙백 | 덧글(1)

'의학의 복수' 서평

의학의 한계는 중요한 책이다. 서문은 전체 책의 개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리히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현 시대의 언어, 신화, 의식, 법 등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추적하는 그의 기념비적 계획의 일부로서 후기 산업사회에 맞는 대안 모델을 개념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대단한 일에 그만큼 적합한 사람이 없으며 의학의 한계는 의학이 우리사회에 미친 파괴적 영향에 대한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치료는-대안 모드-우리로 하여금 건강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학교없는 사회에서 예고하고 성장을 멈춰라(Tools for Conviviality)’에서 제기한 주제들의 확장으로서 건강이 점차로 희소화되고 있는 상품으로 정의되고 있다. 의학에서 신뢰의 위기는 현대 사회에서 모든 기관의 위기와 동일시되고 있다.

일리히는 우리 모두의 점증하는 의심을 유지시키고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그 힘을 얻고 있는 컬트(cult) 운동의 배후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고 자전거를 찬양하면서 제트비행기로 맞출 수 있는 일정을 소화하고 수년 동안 네 권의 혁명적인 책을 쓴 것은 존경과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모든 패션과 마찬가지고 아이디어에서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상 어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토인비가 그를 파악한데로)와 마찬가지로 일리히도 많은 해석과 동시에 진지하고 비판적인 청취가 필요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책의 언어가 개인적이고 때로는 독특하기 때문에 두가지 모두 쉽지가 않다. 한편으로는 일리히는 의학지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론과 지적인 틀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직관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강제하도록 프로그램할 수 있는 스스로 강화하는 기관의 부정적 피드백 루프로 의학의 복수가 제시되고 있다. 익숙한 임상적 의원성(clinical iatrogenesis)은 산업적으로 결합을 간직하고 동시에 환자역할을 기하급수적으로 잉태시켜 병든 사회를 강화시키는 사회적 의원성(social iatrogenesis)으로 아주 적절하게 확장되고 있다. 또다른 확장은 구조적 의원성인데 이는 고통에 대한 건강한 반응이 지속적으로 마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마법적 단어구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응 노력을 필요하다.

그런 노력은 분명히 가치가 있고 비록 책의 첫 문장이 의료기관이 건강에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 부유한 국가에서 의학의 식민화는 병들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 자체는 공격적인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논리학자라기 보다는 선생의 모습인 한 천재에 의한 지적인 자극에 가깝다. 첫 세 챕터의 제목은-현대의학의 유행(대부분이 환상인 의학의 효과에 대한 섹션), 삶의 의료화(기대의 의료화에 대한 섹션, 모두 해로운), 과잉 산업화 사회의 부산물로서 의료화(모두 파괴적인)- 우리의 의료에 대한 기계적 철학을 향한 포도탄의 연발사격 같이 보인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는 않는다. 강력한 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일관성 없는 표현이나 일부 명백한 오류에 대해 까다롭게 비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미 들어났듯이 이 책에서 의료 자체가 진짜 타켓은 아니고 단지 다음의 논제를 위한 셋팅인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지배적인 이미지가 현재의 건강 개념을 결정그리고 사람들의 안녕은 고통, 장애, 죽음에 대한 태도에 대한 개인의 책임성을 가정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서 증가따라서 고통, 병듦, 죽음은 비극적이게도 삶의 질에 덜 기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결과가 의학의 복수이다. 이것이 일리히 자신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인식과 함께 신화와 도상학을 바탕으로 하는 책의 웅장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종합의 배경이다. 아주 개인적인 경험들을 단순한 기술적 문제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도전에 대한 그의 직관은 매우 독창적이었다.

진정으로 일리히가 걱정한 것 그리고 그가 우리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병원병동으로 변한 세상에서 마취되고 무능력하고 외로운 생존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의 철학은 정신의학자 랭(Laing), 정신병리학자 사스(Szasz), 그리고 철학자 푸코(Foucault), 그리고 본능적으로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많은 학자들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리히가 영향이 큰 이유는 우리의 점증하는 의심에 초점을 제공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걱정시키는 것은 이런 새로운 통찰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모른다는 것과 일리히가 제시하는 대안-의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엘리트주의를 거부하는 것-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과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남을 돌볼 권리에 대한 위협이다.

 

The Lancet, December 21, 1974

 

by 카이로스 | 2017/10/10 22:57 | 이반 일리히 | 트랙백 | 덧글(0)

자율주행차와 공중보건학 그리고 윤리적 문제

자율주행차와 공중보건학 그리고 운리적 문제

안전벨트, 에어백과 같은 자동차 안전장치가 강화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계속 줄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마도 자율주행차는 가장 획기적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과 사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는 운전과정에서 교통사고 사망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실수를 제거함으로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90% 가량 줄일 수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체 사망자 수의 2.1%5,700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5,000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니 자율주행차는 어떤 공중보건 조치보다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분류는 SAE(Society for Automotive Engineers) International5단계 분류가 일반적인데. Level 0(no automation)는 전적으로 인간이 운전하는 것, Level 1(driver assistance)은 가끔 핸들조작, 가속, 감속 같은 특정 임무를 도와주는 것(예를 들면 크루즈 기능, 차선이탈방지 기능), Level 2(partial automation)는 시스템이 핸들조작과 가속, 감속의 임무를 수행하고 인간은 상황을 모니터하면서 나머지 기능을 담당하는 것(운전대가 스스로 돌아가기 시작 운전자는 핸들과 페달에서 손과 발을 뗄 수 있지만 시선은 전방에 두고 돌발상황에 대비해야 함,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여기에 해당), Level 3(conditional automation)은 시스템은 모든 운전 업무를 담당하고 상황을 모니터링도 하고 인간은 시스템이 도움을 요청할 때만 개입하는 것(운전자가 딴 짓을 할 수 있음, 구글의 자율주행기술이 여기에 해당), Level 4(high automation)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하고 설령 인간이 개입요청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도 시스템이 기능을 수행하는 것, 마지막으로 level 5(full automation)에서는 모든 상황에서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하는 것이다. 레벨 1,2는 인간 운전자가 주행환경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상위레벨과 차이가 나는데 보통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논의는 SAE level 3,4,5에 대한 얘기라고 할 수 있다. 테슬라의 엘론머스크는 10년 후 생산되는 차 대부분은 자율주행차일 것이고 20년 후에는 차에서 운전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에서 공중보건의 윤리가 적용되는 지점은 일차적으로 개인 사업자(자율주행차 제조업체)가 혁신적 개발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공중의 건강을 지켜야하는 정부와 책임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자율주행차 자체는 교통사고를 크게 줄임으로서 안전에 기여하지만 그로인해 보다 건강한 이동수단인 자전거나 걷기를 덜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자율주행차에 투자하느라고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가 감소할 수도 있다. 또한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시의 부유한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이용자의 이해(원하는 목적지에 빨리, 싸게,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와 사회의 이해(길은 모든 이용자-자율주행차 승객 뿐아니라 일반 운전자 승객, 자전거, 보행자-에게 안전해야 함)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슈를 이해하는 데 강제선택(foced-choice) 상황을 가정해서 판단하는게 도움이 되는데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트롤리 문제(trolley problem)이다. 트롤리 문제는 철학자인 Philippa Foot1967년 처음 제기한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인데 이후 다른 철학자나 인지과학자들이 많이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트롤리 문제에는 여러 버전이 있지만 가장 간단한 형태는 철로에서 트롤리의 진행방향에 5명의 사람이 묶여있다. 당신 옆에는 트랙을 바꿀 수 있는 레버가 있는데 이것을 당기면 트롤리가 방향을 바꾸어 다른 트랙으로 가는데 이 트랙에는 한 사람이 묶여 있다. 당신이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5명이 죽고 당신이 레버를 당기면 한 사람이 죽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는 어떤 선택을 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할 까?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상황이 이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승객 1명이 다치거나 보행자 여러 명이 다쳐야 하는 상황에서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참여자들은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쪽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차량을 구입할 때는 숭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하는 차량을 선호하였다. 하지만 공평성의 측면에서 보면 보행자는 아무 잘못없는 사람인 반면 자율주행차 승객은 본인이 자발적으로 탑승했기 때문에 약간의 위험을 더 감수하는 것이 형평에 맞을 수도 있다. 어쨌든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면 사람들이 자율주행차의 구입을 꺼려함으로서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미루어지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어린이는 노인보다 우선해서 보호해야 할 것인가? 임신한 여성은 2명으로 쳐야하는가? 죽지는 않지만 부상을 당하는 경우에 부상자수뿐 아니라 부상의 심각한 정도, 사고 확률, 부상에 따른 삶의 질까지 알고리즘이 고려해야 하는가? 이런 복잡한 윤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개발단계에서부터 공중보건학의 가치에 부합하는 형태로 알고리즘이 만들어져서 자율주행차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공중보건학자들은 자율주행차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혁신으로 환영해야 하고 기술혁신에 발맞추어 자율주행차 운행과 관련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나갈 책임이 있는데 특히 다음의 4가지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1) 자율주행차 개발돤계에서부터 강제-선택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하고 협조적인 토론 옹호, 2) 일반 대중들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공중보건 및 윤리적 문제를 인식하도록 홍보, 3) 자율주행차의 운행 시기와 방법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 4)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합리적이고 윤리적으로 정당한 규정들이 개발되도록 함.

 

[트롤리 문제 실습]

문제 1. 각각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는 어떤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가?

문제 2. 어떤 알고리즘을 탑재한 차를 사겠는가?

A: 여러 명의 횡단보도 보행자 vs 한 명의 인도 보행자

B: 한 명의 인도 보행자 vs 운전자

C: 운전자 vs 여러 명의 횡단보도 보행자


 




by 카이로스 | 2017/10/09 09:54 | 일반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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